낙서장/디자인

푸조의 자동차 계기판. 그리고 아반떼의 슬림 디스플레이.

이쁜왕자 2026. 9. 11. 17:36

내가 푸조를 선택하는데 큰 영향을 끼친 것 중에 하나가 '계기판'이다.

 

자동차 계기판 - 반드시 휠 사이로 봐야 하는가?

 

내가 기존 자동차에서 가장 마음에 안들었던 부분이 계기판을 봐야 할때 핸들(스티어링 휠) 사이로 봐야 한다는 점이었다. 전방 주시와 속도 확인을 교대로 하기 위해서는 계속 고개를 까딱까딱 거려야 했고, 솔직히 이게 매우매우 불편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 (HUD)

 

사실 이거 나만 불편한 건 아니었는지, 이걸 개선하기 위해서 비행기에서 사용하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를 가져다가 자동차에 장착한 디자인이 등장했다. HUD 가 있으면 자동차 속도를 비롯해 여러 정보를 자동차 앞유리에 뿌려 주어서 운전 편의성이 매우 크게 향상된다.

 

나도 이거 매우 탐나서 이거 장착된 차량을 알아보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경우 고급 자동차의 상급 트림에서나 볼 수 있는 매우 비싼 옵션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 많은 차량에서 선택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래도 꽤나 비싼 옵션이다.

https://www.hyundai.com/kr/ko/e/vehicles/sonata-the-edge/price

 

예를 들어 현대 쏘나타의 경우는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를 선택하면 기본 포함된다. 한 단계 아래인 익스클루시브의 경우는 '플래티넘Ⅰ'을 추가 옵션으로 추가해야 한다. 더 아래인 S 트림에서는 '파킹 어시스트 I'을 선택해서 장착이 가능하다. 기본 트림인 프리미엄에서는 인포테인먼트 내비 Ⅰ, 파킹 어시스트Ⅰ 를 둘다 선택해야 장착이 가능하다.

 

물론, HUD 도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다. 아무리 좋은 HUD 라도 밤에는 매우 잘보이지만 '낮에는 잘 안보인다'. 반사 필름을 붙이더라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그래서 HUD 가 계기판의 보완책이 될 순 있어도, 완전히 대체하긴 어렵다.


 

그런데, 이걸 다른 방식으로 해결한 자동차 브랜드가 있으니, 프랑스의 푸조(Peugeot) 이다.

푸조 3008의 계기판 구성 - 휠 위로 계기판이 보인다.
푸조 3008 의 계기판

 

푸조의 경우는 휠의 위치는 아래로 낮추고, 반대로 계기판은 좀더 위로 올려서 배치했다. 그래서, '계기판이 휠 위쪽으로 보인다'.

나는 푸조 자동차의 운전석에 처음 앉아 보자마자 "이거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푸조 차를 운전하면서 계기판 만큼은 매우매우 만족하고 있다. 허리를 곧게 세우고 운전을 하든, 조금 구부정한 자세로 운전을 하든, 고개를 앞으로 내밀고 운전을 하든, 한 손으로 휠을 잡고 조금 비딱하게 운전을 하든 어떤 자세에서도 계기판을 보는데 불편함이 없다.

 

물론, 계기판 커스터마이징 기능이 좀더 강력했으면 하는 사소한 바램이 있기야 하지만, 너무 많은 욕심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현대 아반떼 신형이 출시되었다. 매우 비싼.... 가격에 논란이 되고는 있지만, 이 차에 매우 중요한 변화가 한가지 있다.

계기판이 없어 졌다.

일단 계기판이 없는 자동차는 아반떼가 처음은 아니다.

 

계기판이 없는 테슬라 모델 3

 

2016년 공개하고, 2017년 출시된 테슬라의 모델 3 에는 '계기판이 아예 없다'. 필요한 모든 정보를 중앙의 대형 디스플레이로 옮겨 버리는 선택을 해버렸다. 이 차는 HUD 마저도 없는 정말 계기판이 없는 차이다.

 

테슬라 3 용 사제 속도계

아무리 그래도 속도계까지 없는 건 곤란한지, 전면 작은 틈에 속도계를 설치해서 사용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알리나 이베이를 찾아 보면 필요한 부품을 구매할 수 있는 듯 싶다.

미니 쿠퍼 운전석

2025년 한국에 정식 출시된 '미니 쿠퍼'의 경우도 계기판을 없애 버렸고, 중앙의 원형 디스플레이로 통합해 놓았다. 그나마 미니 쿠퍼의 경우에는 모든 모델에 HUD 를 기본 장착해서, 계기판이 없는 문제를 보완했다.

 

속도계가 중앙에 있는 대우 마티즈

 

더 과거로 올라가서 2005년 출시된 대우 마티즈 2세대의 경우 경고등은 여전히 운전석에 있지만, 계기판에서 가장 중요한 '속도계'를 중앙으로 옮겨 버린 사례가 있다.

 

아마도 찾아 보면 이 이외에도 많은 사례가 있을 거고, 주류 디자인은 아니더라도 실험적으로나 채택할 만한 이유가 있는 디자인이다.


다시 아반떼로 돌아 와서, 이번에 출시된 8세대 아반떼의 운전석 모습은 이렇게 생겼다.

2026년 아반떼 8세대의 운전석

 

과감하게 계기판을 없애 버렸고, 대부분의 기능을 중앙의 대형 디스플레이에 통합했다. 그리고, 계기판이 없어진 대신  슬림 디스플레이를 설치해서, 운전 편의성을 개선하였다. 위 사진 처럼 슬림 디스플레이는 휠 위로 보이기 때문에 운전할때 보기에 매우 편한 위치에 부착되어 있다. HUD 가 낮에는 잘 안보인다는 단점을 생각한다면, 속도계가 저 위치에 있다는 점은 매우매우 좋은 선택이다. 푸조의 계기판을 찬양하는 나로써는 매우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다.

 

그런데, 매우 황당한 소리를 들었다. 저 슬림 디스플레이는 '유료 옵션'이라고 한다. 정말 그런가 싶어서 현대차 홈페이지에서 확인했더니 사실이었다.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 에는 기본 포함이지만, 하위 트림인 '모던'과 '프리미엄'에서는 유료로 돈 내고 장착해야 한다. 그나마 모던은 저거만 선택해서 장착이 가능하지만, 중간 트림인 프리미엄의 경우 더 당황스러운데 단일 옵션이 아예 없고, 플레오스 커넥트 14.6인치와 세트로 선택해야 한다. 모던에서 저 옵션을 선택하면 슬림 디스플레이 + 12.9인치 디스플레이로 구성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프리미엄에서는 세트를 선택해야만 업그레이드가 가능하게 한것은 횡포 수준이다. 하위 트림에서 되는 구성이, 상위 트림에서는 아예 선택할 수 없는 셈이다.

 

모던 트림에서는 35만원, 프리미엄 트림에서는 83만원 추가 비용 발생.

 

현대 자동차의 라인업은 경차인 캐스퍼(SUV 이긴하지만)부터 시작해서 아반떼 - 쏘나타 - 그랜저 - 제네시스로 이어지는데, 아반떼의 포지션을 생각하면, 일단 저렴해야 한다. 풀 옵션이 비싼건 어쩔 수 없다고 쳐도, 최하위 무옵션 깡통 트림은 일단 매우매우 낮은 가격표가 달려 있어야 한다는 점은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옵션으로 뺄 수 있는 건 다 빼고, 낮은 가격표를 달아야 할 필요성에는 동감한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계기판을 대신하는 역할인 슬림 디스플레이까지 옵션으로 빼 버린 건 너무한 처사인 듯 싶다. 이건 계기판을 유료 옵션으로 넣은 것과 다르지 않다. 아반떼를 구매하려는 사람이라면, 이거 옵션에서 빼기는 쉽지 않을꺼 같다는 느낌이다.

 

이건 쫌....